회사에서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 얘기가 나오면 위로금 액수부터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통장에 찍히는 돈은 발표된 금액보다 적습니다. 세금이 떼이기 때문인데, 이 세금이 근로소득세인지 퇴직소득세인지에 따라 부담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미 퇴직연금을 20년 넘게 나눠 받을 때 세금이 줄어드는 제도를 확인하셨다면, 이번에는 퇴직하는 그 시점에 일시금으로 받는 돈에 세금이 어떻게 매겨지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희망퇴직금, 퇴직소득세일까요 근로소득세일까요
여기서 갈리는 첫 번째 지점이 있습니다. 회사의 퇴직급여지급규정에 따라 불특정 다수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안에 자진 사직하는 조건으로 지급되는 희망퇴직금이나 명예퇴직금은 소득세법상 퇴직소득에 해당합니다. 법정퇴직금이든 회사가 별도로 정한 법정외퇴직금이든, 퇴직을 사유로 규정에 따라 지급됐다면 모두 퇴직소득으로 봅니다.
문제는 이 규정 밖에서 추가로 얹어주는 돈입니다. 정관이나 취업규칙에 없는 퇴직위로금이나 퇴직공로금 성격의 금액을 별도로 지급하면 근로소득으로 과세됩니다. 근로소득은 퇴직소득세 계산에 쓰이는 환산급여 방식의 혜택을 받지 못해 세금이 더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회사가 안내한 지급 근거가 취업규칙상 퇴직급여지급규정인지, 아니면 그때그때 정하는 별도 위로금인지부터 확인해 볼 만합니다.
세금은 어떻게 계산되나요
퇴직소득세는 근로소득세처럼 번 돈에 바로 세율을 곱하지 않습니다. 퇴직금을 근속연수로 나눠 매년 받은 것처럼 계산하는 환산급여 방식을 씁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 퇴직소득금액에서 근속연수공제를 뺍니다.
- 남은 금액을 근속연수로 나누고 12를 곱해 환산급여를 구합니다. 근속연수만큼 나눈 뒤 1년 치로 되돌리는 셈입니다.
- 환산급여에서 환산급여공제를 빼면 과세표준이 나옵니다.
- 과세표준에 종합소득세 기본세율을 적용해 세액을 구합니다.
- 이 세액을 다시 12로 나누고 근속연수를 곱하면 최종 산출세액이 됩니다.
근속연수공제와 환산급여공제는 근속연수와 금액 구간에 따라 아래처럼 정해져 있습니다.
| 근속연수 | 근속연수공제액 |
|---|---|
| 5년 이하 | 근속연수 × 100만원 |
| 5년 초과 10년 이하 | 500만원 + (근속연수-5) × 200만원 |
| 10년 초과 20년 이하 | 1,500만원 + (근속연수-10) × 250만원 |
| 20년 초과 | 4,000만원 + (근속연수-20) × 300만원 |
출처: 국세청 - 퇴직소득세 계산방법
| 환산급여 | 환산급여공제액 |
|---|---|
| 800만원 이하 | 전액 |
| 800만원 초과 7,000만원 이하 | 800만원 + (환산급여-800만원) × 60% |
| 7,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 | 4,520만원 + (환산급여-7,000만원) × 55% |
| 1억원 초과 3억원 이하 | 6,170만원 + (환산급여-1억원) × 45% |
| 3억원 초과 | 1억5,170만원 + (환산급여-3억원) × 35% |
출처: 국세청 - 퇴직소득세 계산방법

근속연수가 길수록 근속연수공제가 커지고, 근속연수로 나눈 뒤 다시 되돌리는 구조 자체가 세 부담을 낮춰줍니다. 오래 다닌 회사를 나올 때 세금 부담이 걱정보다 크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산해 보면
조건을 근속연수 25년, 퇴직소득금액(명예퇴직금 포함) 3억원으로 가정해 보겠습니다. 실제 금액과 근속연수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이 계산은 방식을 보여드리는 예시입니다.
- 근속연수공제: 4,000만원 + (25-20)×300만원 = 5,500만원
- 환산급여: (3억원-5,500만원)÷25×12 = 1억1,760만원
- 환산급여공제: 6,170만원 + (1억1,760만원-1억원)×45% = 6,962만원
- 과세표준: 1억1,760만원-6,962만원 = 4,798만원
- 여기에 종합소득세 기본세율(1,400만원 초과 5,000만원 이하 구간 15%, 누진공제 126만원)을 적용하면 4,798만원×15%-126만원 = 593만7천원
- 최종 산출세액: 593만7천원÷12×25 = 약 1,237만원
3억원 중 약 1,237만원이니 실효세율은 4%대입니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가 별도로 붙어 실제 부담은 조금 더 늘어납니다. 본인의 정확한 세액은 국세청 홈택스의 퇴직소득세 자동계산 화면에서 실제 근속연수와 금액을 넣어 확인하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IRP로 받으면 세금이 사라지나요
사라지는 게 아니라 미뤄집니다. 퇴직급여가 300만원을 넘으면 원칙적으로 본인 명의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로 먼저 이체되고 그 안에서 운용하다가 나중에 인출할 때 세금을 냅니다. 일시금으로 바로 찾으면 이때 퇴직소득세를 한 번에 내지만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원천징수 비율이 낮아지는 구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만 55세 이상에 퇴직해 급여를 받는 경우이거나 퇴직급여가 300만원 이하이면 IRP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일시금으로 수령할 수 있습니다. 55세 이상이어도 본인이 원하면 IRP로 이체해 과세를 미룰 수 있으니,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한 번 비교해 보실 만합니다. DC형과 DB형 퇴직연금의 차이를 미리 알아두시면 회사에서 명예퇴직 조건을 안내할 때 이해가 빠릅니다.
근속연수는 언제부터 세나요
근속연수는 최초 입사일부터 기산합니다. 중간에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됐거나 회사 소속이 바뀌는 등 서로 다른 성격의 퇴직금을 나눠 받는 경우에는 전체를 하나로 합치지 않고 각 퇴직금의 산정 기준이 된 근무 기간별로 근속연수를 따로 계산합니다. 회사가 안내하는 근속연수 기산일이 실제 입사일과 다르다면 인사팀에 확인해 두시길 바랍니다.
오늘 확인할 것
명예퇴직이 당장 눈앞의 일이 아니어도 미리 봐 둘 것이 있습니다.
-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퇴직급여지급규정이 있는지, 희망퇴직금이 그 규정에 따라 나오는지 인사팀에 확인해 둡니다.
- 본인의 근속연수 기산일과 예상 퇴직소득금액을 국세청 홈택스 퇴직소득세 자동계산 화면에 넣어 대략적인 세액을 미리 가늠해 봅니다.
- 55세를 넘긴 시점이라면 일시금 수령과 IRP 이체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퇴직 전에 비교해 둡니다.
정확한 계산 방법과 세율은 국세청 홈택스나 세무서에서 다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