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이라는 말은 다들 들어보셨어도 본인이 DB형인지 DC형인지 정확히 아는 분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회사가 알아서 넣어주는 돈이라 신경 쓸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퇴직을 몇 년 앞두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두 제도는 퇴직급여가 정해지는 방식 자체가 다르고 어느 쪽이냐에 따라 지금부터 눈여겨봐야 할 것도 달라집니다.
DB형과 DC형은 무엇이 다른가요
가장 큰 차이는 퇴직급여를 누가 확정하느냐입니다.
| 구분 | DB형 (확정급여형) | DC형 (확정기여형) |
|---|---|---|
| 급여 확정 방식 | 퇴직 시 받을 금액이 미리 정해짐 | 회사가 넣어주는 부담금만 정해짐 |
| 운용 책임 | 회사 | 근로자 본인 |
| 최종 수령액 | 근속연수와 퇴직 직전 평균임금으로 계산 | 부담금 누적액과 운용 성과에 따라 변동 |
| 추가 납입 | 불가능 | 본인이 원하면 추가부담금 납입 가능 |
| 유리한 경우 | 임금 상승률이 높고 장기근속할 때 | 이직이 잦거나 직접 운용해 성과를 내고 싶을 때 |
두 제도 모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근거를 두고 있고 회사가 둘 중 하나(또는 둘을 함께)를 골라 운영합니다. 본인이 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이미 회사가 정해둔 제도를 따르게 됩니다.
DB형 퇴직급여는 이렇게 계산됩니다
DB형은 퇴직 직전 3개월간의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해서 나옵니다.
- 평균임금: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받은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
- 계산식: 평균임금 × 30일 × 근속연수
-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게 나오면 통상임금을 대신 적용
여기서 중요한 건 ‘퇴직 직전 3개월’이라는 조건입니다. 이 시점에 임금이 얼마였는지가 최종 금액을 좌우합니다. 그래서 승진이나 큰 폭의 임금 인상이 있었던 직후에 퇴직하면 유리합니다. 반대로 임금피크제에 들어가 급여가 줄어든 상태에서 퇴직하면 산정액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이런 경우를 위한 평균임금산정 특례고시를 두고 있습니다. 근로자의 우연한 사정으로 임금 변동이 심했던 경우 다른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다시 산정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일부 회사는 임금피크제 진입 직전 임금을 기준으로 삼도록 취업규칙에 별도로 정해두기도 합니다. 본인 회사에 이런 규정이 있는지는 취업규칙을 확인하거나 인사팀에 문의해야 합니다.

DC형은 매년 쌓이는 부담금이 기준입니다
DC형은 회사가 매년 근로자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 명의 계좌에 넣어주는 방식입니다. 이후 운용은 근로자 몫입니다. 정기예금 같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고를 수도 있고 펀드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을 고를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DC형과 개인형 IRP 계좌에서 개인투자용 국채를 직접 매입할 수 있게 된 변화도 있었으니 DC형으로 퇴직연금을 굴리고 계신 분이라면 참고할 만합니다. 운용 성과가 최종 수령액을 그대로 좌우하다 보니 퇴직이 가까워질수록 지금 어떤 상품에 얼마가 들어가 있는지 점검해 두는 게 좋습니다.
회사가 망해도 DB형은 안전한가요
DB형은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는 구조라서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못 받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옵니다. 이를 막기 위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회사가 매 사업연도 말 기준책임준비금의 일정 비율을 외부 금융기관에 최소적립금으로 쌓아두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비율은 2012년 60%에서 시작해 2년마다 단계적으로 올라 2021년 1월 1일부터는 100%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회사가 부담금을 사내에 쌓아두고 마음대로 쓸 수 없게 만든 장치입니다.
지금 이직을 고민 중이라면
DB형이든 DC형이든 퇴직하면 그동안 쌓인 퇴직급여는 개인형 IRP 계좌로 넘어갑니다. IRP로 옮겨두면 세금을 바로 떼지 않고 미뤄둔 채로 계속 운용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도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몇 년 안에 이직이나 퇴직을 앞두고 있다면 이 흐름까지 함께 알아두시면 도움이 됩니다.
오늘 확인할 것
- 회사 인사팀이나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에서 내 퇴직연금이 DB형인지 DC형인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 DB형이라면 취업규칙에 임금피크제 진입 시 퇴직금 산정 특례가 있는지 확인해 두면 퇴직 시점을 정할 때 도움이 됩니다.
- DC형이라면 지금 어떤 상품에 부담금이 들어가 있는지, 운용 성과는 어떤지 퇴직연금사업자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점검해 보세요.
세부 계산이나 회사 규정과 다르게 적용된 부분이 있다면 고용노동부나 근로복지공단에 다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