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둘 다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해 왔다면 각자 노후 준비는 어느 정도 됐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런데 두 분 중 한 분이 먼저 세상을 뜨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남은 배우자에게는 본인이 원래 받던 노령연금과 사망한 배우자 몫으로 나오는 유족연금이 동시에 생깁니다. 다만 이 둘을 모두 전액 받을 수는 없습니다. 국민연금은 한 사람에게 여러 급여 수급권이 겹치면 하나만 고르게 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유족연금은 누가, 얼마나 받나요
유족연금은 국민연금 가입자나 수급자가 사망했을 때 남은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나옵니다.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대상이 됩니다.
- 가입기간 10년 이상인 가입자가 사망한 경우
-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이어도 보험료를 낸 기간이 가입대상기간의 3분의 1 이상인 경우
- 사망일 5년 전부터 사망일까지 중 3년 이상 보험료를 낸 경우
- 노령연금을 받던 사람이 사망한 경우
- 장애등급 2급 이상 장애연금을 받던 사람이 사망한 경우
받는 사람 순위는 배우자가 1순위입니다. 배우자가 없으면 25세 미만이거나 장애등급 2급 이상인 자녀, 그다음은 60세(출생연도에 따라 최대 65세) 이상이거나 장애등급 2급 이상인 부모(배우자의 부모 포함) 순으로 넘어갑니다. 법률혼이 아니어도 사실혼 관계라면 배우자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 사실혼관계존부확인 판결을 받아 제출하면 됩니다.
금액은 사망자의 가입기간에 따라 기본연금액의 일정 비율에 부양가족연금액을 더해서 정해집니다.
| 가입기간 | 지급률 |
|---|---|
| 10년 미만 | 기본연금액의 40% + 부양가족연금액 |
| 10년 이상 20년 미만 | 기본연금액의 50% + 부양가족연금액 |
| 20년 이상 | 기본연금액의 60% + 부양가족연금액 |
2026년 부양가족연금액은 배우자 연 306,630원(월 25,550원), 자녀·부모는 1인당 연 204,360원(월 17,030원)입니다.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 2.1%가 반영된 금액입니다. 사망한 배우자의 실제 가입기간과 소득에 따라 기본연금액 자체가 달라집니다. 그러니 내가 받게 될 정확한 금액은 예시 계산이 아니라 국민연금공단 조회로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둘 다 받을 수 없다면, 실제로는 어떻게 고르나요
본인도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데 배우자가 사망해 유족연금 수급권까지 생기면 국민연금공단은 둘 중 하나를 고르게 합니다.
- 본인 노령연금을 선택: 원래 받던 노령연금 전액에 배우자 유족연금의 30%를 더해서 받습니다.
- 유족연금을 선택: 유족연금 전액을 받는 대신 본인 노령연금은 지급이 정지됩니다.
숫자만 보면 헷갈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첫 번째를 선택합니다. 본인이 가입기간을 채워온 만큼 노령연금 자체가 이미 어느 정도 되는 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유족연금 30%를 더하는 쪽이 유족연금 전액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연금공단 통계를 인용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방식을 선택하는 비율이 90%를 넘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두 분의 가입기간과 소득 이력에 따라 갈립니다. 통지서를 받으면 공단에 상담을 요청해 직접 비교해 보는 게 정확합니다.
수급개시연령이나 조기·연기연금 선택처럼 본인 노령연금 자체를 어떻게 설계할지는 국민연금 조기수령과 연기연금 글에서 다뤘습니다. 유족연금 선택 여부를 판단할 때도 결국 본인 노령연금이 얼마인지가 출발점이 됩니다.
배우자가 나보다 어리다면 짚어둘 것
유족연금을 받는 사람이 배우자라면 나이에 따라 지급 방식이 또 한 번 갈립니다. 수급권이 생긴 뒤 3년 동안은 나이나 소득과 관계없이 유족연금이 나옵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3년이 지난 시점에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으면 지급이 멈춥니다. 배우자의 출생연도에 따라 정해진 나이가 되면 그때부터 다시 나옵니다. 이 나이는 지급사유가 2013년 1월 1일 이후 발생한 경우 아래처럼 출생연도별로 다릅니다.
| 배우자 출생연도 | 지급정지 해제 연령 |
|---|---|
| 1953~1956년생 | 56세 |
| 1957~1960년생 | 57세 |
| 1961~1964년생 | 58세 |
| 1965~1968년생 | 59세 |
| 1969년생 이후 | 60세 |
부부 나이 차가 있는 집이라면 이 표가 실제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먼저 사망했는데 아내가 1969년생 이후라면, 3년간 받던 유족연금이 만 60세 전까지는 소득 활동 여부에 따라 끊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지 않는다면 이 정지 규정과 무관하게 계속 받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짚을 점이 있습니다. 유족연금을 받던 배우자가 재혼하면 그 시점에 수급권 자체가 사라집니다.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도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면 같은 효과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오늘 확인할 것
배우자의 유족연금은 먼 훗날의 일이지만 지금 확인해 둘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나 「내 곁에 국민연금」 앱에서 본인과 배우자 각자의 가입기간, 예상 노령연금액을 조회해 봅니다.
- 배우자와 나이 차가 있다면 배우자 출생연도 기준 지급정지 해제 연령이 몇 살인지 위 표에서 미리 확인해 둡니다.
- 사실혼 관계라 법률혼 여부가 애매하다면, 유족연금 인정에 필요한 서류나 절차를 국민연금공단(1355)에 미리 문의해 둘 만합니다.
정확한 지급률과 본인의 선택지는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나 고객센터(1355)에서 다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