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있는데 마땅한 노후 소득이 없는 분들이 주택연금을 알아보시는 것처럼, 농지를 갖고 계신 분들이 알아둘 만한 제도가 농지연금입니다.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맡기고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매달 생활비를 받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만 60세 이상, 영농경력 5년 이상"이라는 조건만 보고 신청했다가 배우자 나이 때문에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건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농지연금이란, 무엇을 담보로 얼마를 받나요

농지연금은 고령 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그 농지의 가치를 기준으로 매달 연금을 받는 제도입니다. 주택연금이 집을 담보로 쓰는 것과 원리는 같지만 담보물이 농지이고 운영 주체도 다릅니다. 월 지급금은 농지가격, 가입 당시 나이, 그리고 어떤 지급방식을 고르느냐에 따라 정해집니다. 정확한 예상 수령액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 포털(fbo.or.kr)의 모의계산 서비스로 확인하는 편이 가장 정확합니다.

가입조건: 나이, 영농경력, 담보 농지 요건

가장 기본이 되는 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 나이: 신청연도 말일 기준 만 60세 이상. 원래는 만 65세 이상이었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지연금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면서 2022년 2월 18일부터 만 60세로 낮아졌습니다.
  • 영농경력: 신청일 기준으로 합산 5년 이상. 최근 몇 년 연속일 필요는 없고 과거 영농 기간을 모두 더해 5년을 채우면 됩니다.

담보로 맡길 농지에도 요건이 있습니다. 공부상 지목이 전·답·과수원이면서 실제로 영농에 쓰이고 있어야 하고 압류나 가압류가 걸려 있지 않아야 합니다. 저당권 같은 제한물권이 설정된 농지는 원칙적으로 안 되고, 선순위 채권최고액이 담보농지 가격의 15퍼센트 미만이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30퍼센트까지 열리는 경우가 있지만 우대 조건과는 무관합니다. 수시인출형으로 받은 돈으로 그 채무 전부를 한 번에 갚을 수 있을 때에 한합니다.

보유 기간과 거리 요건도 함께 봅니다. 지목이 전·답·과수원이면서 2년 이상 보유한 농지여야 하고, 상속받았다면 돌아가신 분이 보유한 기간도 합산합니다. 여기에 신청인의 주소지가 담보농지가 있는 시·군·구이거나 그와 붙어 있는 시·군·구여야 합니다. 그게 아니면 주소지에서 담보농지까지 직선거리가 30킬로미터 이내여야 합니다. 보유 기간만 채우고 멀리 살면 안 됩니다.

배우자 나이로 갈리는 승계 여부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조건이 있습니다. 나이와 영농경력 조건을 채웠어도 배우자의 나이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상품이 달라집니다.

배우자 나이선택 가능 상품가입자 사망 시
만 55세 이상승계형 선택 가능배우자가 같은 금액을 계속 수령
만 55세 미만비승계형만 가능지급 종료, 농지 처분·정산 절차 진행

출처: 정책브리핑(korea.kr), 복지로(bokjiro.go.kr)

이 배우자 승계 연령 기준도 원래는 만 60세였다가 2023년 개정으로 만 55세로 낮아졌습니다. 가입자 나이 조건이 65세에서 60세로 낮아진 것과 같은 흐름입니다. 부부 중 한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도 남은 배우자가 계속 농지연금으로 생활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입니다. 승계형을 선택하더라도 승계 후 지급액이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농지를 함께 둘러보는 노년 부부

지급방식에 따라 수령액이 갈립니다

농지연금은 지급방식에 따라 매달 받는 금액과 가입 가능 연령이 달라집니다. 주요 방식은 아래 다섯 가지이고, 이 밖에 은퇴직불형이 따로 있습니다. 수시인출형은 현재 신규 가입을 받지 않습니다.

지급방식특징
종신정액형사망까지(승계형이면 배우자 사망까지) 매달 같은 금액 지급
전후후박형가입 후 처음 10년은 더 많이, 이후부터는 적게 지급
기간정액형5·10·15·20년 중 선택한 기간 동안만 매달 같은 금액 지급
수시인출형총 지급가능액의 30% 이내에서 필요할 때 목돈으로 인출 (현재 가입 제한 중)
경영이양형지급 기간 종료 후 공사에 소유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더 많이 지급

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easylaw.go.kr)

기간정액형을 고를 계획이라면 선택한 기간에 따라 가입 가능한 최소 연령이 다르다는 점도 챙겨야 합니다.

선택 기간최소 가입연령
5년형만 78세 이상
10년형만 73세 이상
15년형만 68세 이상
20년형만 63세 이상

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easylaw.go.kr)

60대 초반에 가입하면서 기간을 짧게 끊고 싶어도 20년형까지만 고를 수 있고 5년형처럼 짧은 기간을 원하면 78세는 돼야 신청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내가 몇 살에 가입하느냐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선택지 자체가 좁아지거나 넓어진다는 뜻입니다.

담보로 맡긴 농지, 농사도 짓고 임대도 할 수 있습니다

농지를 담보로 맡긴다고 해서 손을 놓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담보 농지에는 자경 의무가 없어서 계속 직접 경작해 농산물 수익을 올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임대해서 임대료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농지은행에 임대까지 함께 맡기면 월 지급액의 5%를 우대로 추가 지급받는 방식도 있습니다. 연금 하나만 바라보지 않아도 되는 구조인 셈입니다.

세금과 압류, 미리 알아두면 좋은 것들

농지연금에는 두 가지 실질적인 보호 장치가 있습니다.

첫째, 재산세 감면입니다. 담보로 제공한 농지의 공시가격이 6억원 이하면 재산세를 전액 면제받고 6억원을 초과하면 6억원에 해당하는 세액만큼만 공제받습니다. 2013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혜택입니다.

둘째, 압류 방지입니다. ‘농지연금지키미통장’을 만들면 월 250만원까지 입금되는 농지연금은 다른 채권자가 압류할 수 없습니다. 이 한도는 2026년 2월 1일부터 적용됩니다. 일반 예금계좌로 받으면 다른 돈과 섞여 실질적으로 압류 방지 효력이 미치기 어려웠던 문제를 2020년 7월부터 이 전용계좌로 보완한 것입니다.

중도해지·사망 후 정산은 어떻게 되나요

가입 도중에 사정이 생겨 해지하면 그동안 받은 연금 총액에 이자(고정금리 기준 연 2%)와 위험부담금(연 0.5%)을 더한 금액을 상환해야 합니다. 위험부담금은 가입자가 예상보다 오래 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미래의 손실에 대비해 매달 연금채무에 더해지는 비용입니다.

가입자가 사망했을 때는 배우자 승계 여부에 따라 처리 방법이 갈립니다. 승계형이고 배우자가 있으면 앞서 본 것처럼 지급이 계속됩니다. 승계할 배우자가 없으면 상속인이 사망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그동안 지급된 연금과 이자, 위험부담금을 상환하고 소유권을 되찾거나, 한국농어촌공사에 농지 처분을 위임해야 합니다. 주택연금의 사망 후 정산과 마찬가지로 처분 대금이 상환해야 할 금액보다 적어도 그 부족분을 상속인에게 청구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처분 대금이 남으면 그 차액은 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

오늘 확인할 것

농지연금은 몇 년 뒤를 보고 준비하는 제도라 지금 당장 신청하지 않더라도 미리 짚어둘 것들이 있습니다.

  • 배우자와 본인의 나이를 각각 확인해 승계형 선택이 가능한지 가늠해 둡니다.
  • 담보로 쓸 농지의 취득 시기와 지목, 제한물권 설정 여부를 등기부등본으로 확인해 둡니다.
  • 예상 수령액은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 포털(fbo.or.kr)의 모의계산 서비스로 미리 확인해 둘 수 있습니다.

정확한 가입 절차와 최신 요율은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 콜센터(1577-7770)나 가까운 지사에서 다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