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이 DC형이나 IRP인 분이 급전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찾아보는 말이 “중도인출 사유"입니다. 그런데 검색하다 보면 결혼이나 등록금 때문에도 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섞여 있어 헷갈립니다. 실제로는 인출이 되는 경우와 인출은 안 되지만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나뉩니다. 법정 사유 6가지와 2026년 3월에 넓어진 담보대출 사유를 나눠서 정리했습니다.

DB형은 해당 없습니다

먼저 확인할 게 있습니다. 중도인출과 담보제공 모두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만 됩니다. 확정급여형(DB)으로 가입돼 있다면 퇴직 전에는 적립금을 건드릴 방법이 없습니다. 본인 퇴직연금이 DB인지 DC인지는 회사 인사·급여 담당자나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DB와 DC가 퇴직급여를 계산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는 퇴직연금 DB형 DC형 차이 글에서 다뤘습니다.

법정 중도인출 사유 6가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이 정한 중도인출 사유는 아래 표와 같습니다. 이 사유에 해당해야만 적립금을 실제로 빼낼 수 있습니다.

사유조건
무주택자 주택구입가입자가 무주택자 상태에서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할 때
무주택자 전세금·보증금무주택자가 주거 목적으로 전세금 또는 주택임차보증금을 부담할 때
의료비본인·배우자·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하고, 부담 의료비가 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000분의 125를 넘을 때
파산선고신청일로부터 5년 이내에 파산선고를 받았을 때
개인회생신청일로부터 5년 이내에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을 때
재난 피해천재지변 등으로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피해를 입었을 때

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퇴직연금 중도정산」

여기에 더해 이미 퇴직연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면 그 원리금을 갚기 위한 인출도 별도로 인정됩니다. 결혼이나 대학등록금은 이 목록에 없습니다. 급전이 필요한 이유가 이 표에 없다면 인출이 아니라 아래에서 설명하는 담보대출 쪽을 알아봐야 합니다.

서류를 검토하는 모습

등록금·혼례비·장례비는 인출이 아니라 담보대출입니다

2026년 3월 24일 시행된 개정 시행령(대통령령 제36220호)으로 담보제공 사유가 넓어졌습니다. 가입자 본인, 배우자, 부양가족의 대학등록금이나 혼례비, 장례비를 부담해야 할 때 퇴직연금 수급권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 겁니다. 한도는 가입자별 적립금의 100분의 50입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담보대출은 적립금을 빼는 게 아니라 그 적립금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겁니다. 원금은 퇴직연금 계좌에 그대로 남아 계속 운용됩니다.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그 상환을 위해 위 표의 마지막 항목에 따라 다시 인출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자세한 대출 한도와 절차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개정 내용과 가입한 퇴직연금 사업자(은행·증권사) 안내에서 확인하면 됩니다.

세금은 사유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정 사유에 맞춰 중도인출하면 세법에서 정한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돼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반면 이런 사유 없이 계좌를 임의로 해지하거나 사유에 안 맞게 뺄 경우엔 세금 부담이 커집니다. 정확한 세율은 나이와 가입 기간, 인출 사유에 따라 달라지므로 신청 전에 가입한 퇴직연금 사업자나 국세청 홈택스에서 본인 조건으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신청은 어떻게 하나요

중도인출이든 담보대출이든 신청 창구는 회사가 아니라 본인의 퇴직연금이 가입된 은행·증권사·보험사 같은 퇴직연금 사업자입니다. 사유별로 필요 서류가 다른데, 주택구입이면 매매계약서, 전세금이면 임대차계약서, 의료비면 진단서와 영수증, 파산·개인회생이면 법원 결정문이 기본으로 필요합니다. 담보대출은 이런 사유 증빙에 더해 대출 심사가 별도로 붙습니다.

오늘 확인할 것

지금 당장 인출이나 대출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미리 알아두면 나중에 헤매지 않습니다.

  • 본인 퇴직연금이 DB인지 DC·IRP인지 회사나 통합연금포털에서 확인해 둡니다.
  • 필요한 용도가 위 6가지 법정 사유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담보대출로 해결해야 하는지 구분해 둡니다.
  • 정확한 한도와 서류, 세율은 신청 전에 가입한 퇴직연금 사업자에 문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