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날짜가 잡히면 퇴직금이 언제 들어올지 마음이 급해집니다. 언제 들어오는지, 안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지를 아는 분이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은퇴가 몇 년 남았다면 지금 외워 둘 일은 아니고, 한 번 읽어 두면 그때 덜 당황합니다. 얼마가 나오는지는 퇴직금 계산 방법에서 다뤘으니 이번에는 언제까지, 늦으면 어떻게 되는지만 봅니다.

퇴직금은 퇴직 다음 날부터 14일 안에 나옵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퇴직금을 지급 사유가 생긴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생활법령 안내는 이 14일을 퇴직한 날의 다음 날부터 센다고 설명합니다. 고용노동부 FAQ에도 같은 기한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10월 31일에 퇴직했다면 11월 1일부터 14일째인 11월 14일이 마지막 날입니다. 이 날짜까지 입금되지 않으면 기한을 넘긴 것입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회사와 근로자가 합의해 기일을 늘릴 수 있습니다. 법에 있는 예외이긴 하지만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아래 이자 문제를 먼저 보시길 바랍니다.

기한을 넘기면 연 20% 이자가 붙습니다

기한 안에 못 받으면 그 다음 날부터 실제 지급일까지 연 20%의 지연이자가 붙습니다. 생활법령은 이를 연 100분의 20으로 적고 있습니다. 퇴직금에도 임금과 같은 규정이 적용됩니다.

조건을 정해 계산해 보겠습니다. 퇴직금이 3,000만원이고 기한 뒤 30일 늦게 받았다면 3,000만원 × 20% × 30일 ÷ 365일, 약 49만원입니다. 실제 이자는 퇴직금 액수와 늦어진 일수로 달라지니 방식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자가 면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활법령은 천재·사변, 회생절차나 파산선고, 임금채권보장법상 도산등사실인정, 법령상 제약으로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경우,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지급할 금액 자체를 다투는 경우, 그리고 이에 준하는 사유를 꼽습니다.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말만으로는 이자가 없어지지 않습니다.

합의로 미뤄도 이자는 남습니다

회사에서 자금 사정을 이유로 “다음 달에 주겠다"고 합의서를 내미는 경우가 있습니다. 합의 자체는 법이 허용합니다. 다만 생활법령의 질의 답변은 합의로 기일을 늘려도 지연이자 제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지연이자 의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합의서에 이자를 포기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는지는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 문구가 있을 때 이자를 청구할 수 있는지는 공식 안내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서명 전에 관할 지방노동관서에 물어보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회사가 쓰는 퇴직금 제도에 따라 기한이 달라집니다

같은 퇴직금이라도 회사가 어떤 제도를 쓰는지에 따라 돈이 나오는 길이 다릅니다. 아래 표는 이 글에서 공식 자료로 확인된 부분만 정리했습니다.

회사의 제도기한늦어질 때
퇴직금제도 (회사가 직접 지급)퇴직일 다음 날부터 14일 이내14일 다음 날부터 연 20%
DC형 (회사가 매년 계좌에 납입)부담금을 납입하기로 한 날납입예정일 다음 날부터 퇴직일 + 14일까지 연 10%, 그 뒤 연 20%
DB형이 글에서는 확인하지 못함퇴직연금사업자와 회사 규정에 문의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생활법령 - 지연이자의 지급

DC형은 회사가 부담금을 제때 넣어야 하는 구조라 지연이자도 두 단계로 나뉩니다. 고용노동부 상담 사례에서는 DC 계좌가 비어 있을 때 14일 이후의 연 20% 이자는 민사상 채권으로 발생하고 행정적 조치는 어렵다고 안내하면서 소액심판 같은 민사 절차와 대한법률구조공단 상담을 알려 줍니다. 퇴직연금 유형이 헷갈리면 DB형과 DC형의 차이와 DC·DB·IRP 중 내 퇴직연금이 어디 속하는지를 먼저 보시면 됩니다.

계산기와 서류

공휴일이나 주말에 걸리면 어떻게 세나요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다음 평일로 넘어가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 점은 이번에 확인한 공식 안내에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날짜가 아슬아슬하게 걸리면 이자 계산을 서두르기보다 관할 지방노동관서에 한 번 물어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못 받았을 때 어떻게 하나요

회사가 14일이 지나도 주지 않으면 고용노동부 지방노동관서나 국민신문고에 상담과 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금품청산 의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생활법령이 안내합니다. 처벌은 사업주 몫이고, 독자 입장에서는 받을 돈을 받는 쪽이 먼저입니다.

받을 권리에는 기간이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FAQ에 따르면 퇴직금 채권은 퇴직한 날의 다음 날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3년이면 넉넉해 보이지만 퇴직하고 새 일을 구하다 보면 훌쩍 지나갑니다.

적용 대상도 짚어 두겠습니다.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4주 평균 소정근로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이면 퇴직금 대상에서 빠집니다. 이 부분은 앞선 글에서 다뤘습니다. 정년 가까운 분은 대개 해당하지 않습니다.

오늘 확인할 것

퇴직이 몇 년 뒤라도 지금 해 둘 일이 있습니다.

  • 우리 회사가 퇴직금제도, DB형, DC형 중 무엇인지 급여명세서나 인사팀 안내로 확인합니다.
  • DC형이라면 퇴직연금사업자 앱에서 부담금이 매년 제때 들어오고 있는지 봅니다.
  • 퇴직하는 날 회사에 지급 예정일을 서면이나 메일로 받아 둡니다.
  • 지급 연기 합의서를 받게 되면 이자 조항이 있는지 읽고 서명합니다.

기한과 이자율은 법령 개정으로 바뀔 수 있으니 실제 상황에서는 고용노동부나 국가법령정보센터 최신 안내로 다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