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이 DB형인지 DC형인지 이제 막 확인해 보신 분이라면, 조만간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다는 소식도 함께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정부와 노사가 퇴직연금 자산을 개별 회사가 아니라 기금으로 모아 운용하는 ‘기금형’ 방식을 새로 병행 도입하고 모든 사업장에 퇴직연금 도입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05년 퇴직연금 제도가 생긴 뒤 20년 만에 나온 첫 노사 합의라 방향은 잡혔지만 아직 법이 국회를 통과한 건 아니라서 지금 당장 뭔가 바뀌는 건 아닙니다. 몇 년을 두고 지켜볼 사안이니 오늘은 무엇이 어떻게 바뀌자는 건지부터 차분히 짚어보겠습니다.
기금형 퇴직연금이란 무엇인가요
지금 퇴직연금은 대부분 계약형입니다. 회사가 은행이나 보험사, 증권사 같은 금융회사와 개별로 계약을 맺고 DB형이면 회사가, DC형이면 근로자 본인이 그 계약 안에서 상품을 골라 운용합니다. 기금형은 이 구조를 바꿔서 여러 사업장이나 기금의 자산을 한데 모으고 전문 수탁법인이 통합해서 굴리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바꾸려는 이유는 단순합니다.자산을 모아 규모를 키우면 국민연금기금처럼 더 전문적으로 운용해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기금형을 밀어붙이는 쪽의 논리입니다.
계약형과 기금형, 무엇이 다른가요
| 구분 | 계약형 (지금의 DB형·DC형) | 기금형 |
|---|---|---|
| 계약 주체 | 개별 회사와 금융회사 | 여러 사업장 또는 기금 |
| 자산 운용 | 회사 또는 근로자가 상품 선택 | 수탁법인이 통합 운용 |
| 규모 | 사업장별로 소규모 | 여러 사업장 자산을 모아 대규모 |
| 검토 중인 유형 | 해당 없음 | 금융기관 개방형, 연합형, 공공기관형 |
| 근로자의 중도인출·일시금 수령 | 가능 | 계약형과 동일하게 보장 예정 |
출처: 고용노동부 - (참고) 근로자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기금형 활성화 및 퇴직연금 사외적립 의무화, 사회적 합의로 첫발
세 가지 유형 중 금융기관 개방형은 은행·보험사 같은 금융기관이 운용을 맡는 방식이고 연합형은 여러 사업장이 함께 참여해 자산을 모으는 방식입니다. 공공기관형은 근로복지공단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이미 운영 중인 ‘푸른씨앗’ 제도와 비슷한 구조로, 공공기관이 운용을 담당합니다. 다만 공공기관형을 언제 어떤 범위로 추진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관계부처 협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DB형·DC형인 분은 어떻게 되나요
가장 먼저 안심하셔도 되는 부분입니다. 기금형은 계약형을 없애고 대체하는 제도가 아니라 병행 운영되는 새 선택지입니다. 지금 회사가 DB형이나 DC형으로 퇴직연금을 운영하고 있다면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같은 사업장 안에서도 계약형과 기금형을 동시에 둘 수 있어서 근로자가 원하는 쪽을 고를 수 있게 한다는 게 지금까지 나온 합의 내용입니다. 중도인출이나 일시금 수령 같은 근로자의 기존 권리도 계약형과 똑같이 보장한다고 고용노동부가 명확히 밝혔습니다. 회사가 기금형 도입을 검토하더라도 본인의 퇴직급여 자체가 갑자기 다른 방식으로 바뀌는 일은 없다는 뜻입니다.
모든 사업장 의무화는 언제부터인가요
지금은 퇴직연금이든 퇴직금이든 회사가 알아서 선택할 수 있지만 이번 합의에는 모든 사업장에 퇴직급여를 회사 밖 금융기관에 쌓아두는 사외적립, 즉 퇴직연금 도입 자체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담겼습니다. 다만 한꺼번에 적용하는 게 아니라 사업장 규모와 여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큰 틀에서만 합의한 상태입니다. 정부는 영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단계와 시기, 지원 방안을 정할 계획이라서 몇 인 이상 사업장이 언제부터 적용받는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법 개정은 언제쯤 되나요
시간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025년 10월 28일 발족한 노사정 태스크포스가 약 3개월간 열 차례 회의를 거쳐 2026년 2월 6일 공동선언문을 발표했고 이후 노동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와 노사·전문가가 참여하는 실무작업반이 꾸려져 기금형의 유형별 세부 제도안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정부는 7월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정부는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도입 방식을 담은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입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은 연내 추진한다는 방침만 나와 있고 국회 심의와 처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각 유형의 참여 범위나 수탁법인 인허가 요건 같은 세부 쟁점을 놓고 관계부처 협의가 이어지고 있어 발표 시기가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늘 확인할 것
법이 통과되고 실제로 시행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오늘 해둘 수 있는 확인은 있습니다.
- 본인이 DB형인지 DC형인지, 회사 인사팀이나 통합연금포털에서 먼저 확인해 둡니다.
- 회사가 노사협의회에서 기금형 도입을 논의하기 시작하면 공지사항을 챙겨봅니다.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 처리 소식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보도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부 제도안과 시행 시기는 확정되는 대로 계속 바뀔 수 있으니, 실제로 회사에서 기금형 전환 얘기가 나오면 그때 다시 한번 최신 안내를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