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과 IRP는 넣을 때 세액공제를 받는다는 것까지만 알고 있는 분이 많습니다. 세액공제 한도가 연 900만원이라는 것도 이제는 익숙하실 텐데, 정작 몇 년 뒤 이 돈을 실제로 받을 때 세금이 얼마나 붙는지는 잘 모르고 넘어갑니다. 받을 때 세율은 나이와 수령 방식, 연간 수령액에 따라 갈립니다. 지금 50대라면 몇 살에 어떻게 받을지 미리 그림을 그려볼 만합니다.
언제부터 받을 수 있나요
연금저축이나 IRP를 연금으로 받으려면 두 조건을 함께 채워야 합니다. 만 55세 이상이어야 하고 계좌에 가입한 지 5년이 지나야 합니다. 국세청 안내에 나온 요건이며,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4에 근거합니다.
두 조건 중 하나만 채워서는 안 됩니다. 55세가 지났어도 IRP를 그해 막 만들었다면 5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반대로 계좌를 오래 유지했어도 55세가 안 됐다면 역시 받을 수 없습니다. IRP를 늦게 시작한 분이라면 이 5년 조건을 놓치기 쉬우니 가입일부터 먼저 확인해 두는 게 좋습니다.
나이 구간마다 세율이 다릅니다
조건을 채워 연금으로 받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연금소득세가 원천징수됩니다. 받는 시점의 나이에 따라 세율이 달라집니다. 국세청 연금소득 안내가 국세 기준으로 70세 미만 5퍼센트, 70세 이상 80세 미만 4퍼센트, 80세 이상 3퍼센트로 정하고 있고, 여기에 지방소득세를 더하면 이렇습니다.
| 수령 나이 | 세율 (지방소득세 포함) |
|---|---|
| 55세 ~ 69세 | 5.5% |
| 70세 ~ 79세 | 4.4% |
| 80세 이상 | 3.3% |
나이가 많을수록 세율이 낮아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같은 금액을 받더라도 빨리 받기 시작하기보다 조금 늦게 나눠 받는 쪽이 세금 면에서는 유리합니다. 다만 종신형 연금을 선택한 경우는 예외입니다. 종신형 계약은 사망할 때까지 받고 중도에 해지할 수 없습니다. 이런 계약이면 55~69세 구간에서도 5.5%가 아니라 4.4%가 적용됩니다. 노후 자금을 오래 나눠 쓰기로 한 데 주는 우대인 셈입니다.

얼마나 나눠 받아야 하나요
세율표만 보면 그냥 늦게, 조금씩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한 해에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를 연금수령한도라고 부르는데, 연금계좌 평가액을 (11에서 연금수령연차를 뺀 값)으로 나눈 뒤 120%를 곱해 계산합니다. 연금수령연차는 처음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 해를 1년차로 잡고 해마다 하나씩 늘어납니다. 11년차부터는 이 계산식 자체가 적용되지 않아 한도 제한이 없어집니다.
계산식이 복잡해 보이지만 요점은 하나입니다. 받기 시작한 지 10년이 되기 전까지는 한 해에 뺄 수 있는 금액이 제한됩니다. 이 한도를 넘겨서 인출하면 초과분은 연금소득이 아니라 연금외수령으로 분류돼 16.5% 세율로 원천징수됩니다. 세액공제를 받았던 원금과 그동안의 운용수익 모두 여기 해당합니다. 목돈이 필요해 한 번에 많이 빼려는 계획이 있다면 인출 전에 계좌를 운용하는 금융회사에 한도부터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1,500만원을 넘기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연금저축과 IRP에서 나온 연금소득(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은 제외)을 한 해에 합쳐서 1,500만원을 넘게 받으면 앞서 본 저율 세율로 끝나지 않습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 경우 전체 금액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 6.6%부터 49.5%까지 누진세율로 종합과세하거나, 16.5% 단일세율로 분리과세하는 쪽을 선택해 신고해야 합니다. 다른 소득이 많지 않은 은퇴 후라면 분리과세가 유리한 경우가 많지만 그해 다른 소득 규모에 따라 달라지므로 미리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1,500만원은 한 달로 나누면 약 125만원입니다. 여러 금융회사에 연금저축과 IRP를 나눠 가입한 분이라면 계좌별 수령액을 합산해서 봐야 합니다.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퇴직연금 DB형과 DC형에서 받는 퇴직급여를 IRP로 옮겨 운용 중이라면 이 계좌의 수령액도 합산 대상에 들어갑니다.
오늘 확인할 것
- 본인 명의 연금저축·IRP 계좌의 가입일을 확인해 55세 이후 언제부터 연금수령 요건을 채우는지 계산해 보세요.
-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에서 계좌별 잔액과 예상 연금수령액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은퇴 후 다른 소득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몇 살부터 얼마씩 나눠 받을지 위 세율표를 기준으로 대략의 계획을 세워보세요.
구체적인 세액과 한도는 계좌를 운용하는 금융회사나 국세청 홈택스에서 본인 상황에 맞춰 다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