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두고 챙기는 것은 대개 본인 몫의 연금입니다. 그런데 혼인 기간이 길었더라도 이혼했다면 살펴볼 제도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전 배우자가 그 기간 쌓은 국민연금 중 일부를 나눠 받을 수 있는 분할연금 제도입니다. 재혼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 나오는 돈이라 조건과 기한을 미리 알아 두실 만합니다.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
국민연금공단이 정한 요건은 네 가지입니다. 이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 배우자의 가입기간 중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일 것
- 배우자와 이혼했을 것
- 전 배우자가 노령연금 수급권자일 것
- 본인이 수급개시연령에 도달했을 것
여기서 헷갈리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혼인 기간에 별거·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2016년 헌법재판소는 이 기간을 일률적으로 혼인 기간에 넣는 것이 분할연금의 취지, 곧 부부가 함께 쌓은 재산을 나눈다는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뒤 국민연금법이 개정돼 2018년 6월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법률상 혼인 기간이 20년을 넘는데도 분할연금 수급권 자체가 부인된 사례도 있습니다. 오랜 별거 끝에 이혼한 부부가 법원에서 실질 혼인 기간을 5년 미만으로 인정받은 경우입니다. 다만 이 별거 기간은 법원 판결문 등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야 인정받습니다.
본인이 수급개시연령에 도달해야 합니다
전 배우자가 노령연금을 받고 있어도 본인이 아직 수급개시연령에 못 미쳤다면 분할연금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 나이는 노령연금을 정상적으로 받기 시작하는 나이와 같고 출생연도에 따라 갈립니다. 국민연금공단 분할연금 안내에 실린 출생연도별 지급개시연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 출생연도 | 수급개시연령 |
|---|---|
| 1953~1956년생 | 61세 |
| 1957~1960년생 | 62세 |
| 1961~1964년생 | 63세 |
| 1965~1968년생 | 64세 |
| 1969년생 이후 | 65세 |
지금 50대 중반이시라면 대부분 63세나 64세 줄입니다. 이 나이는 조기수령과 연기연금 글에서 다룬 노령연금 개시연령과 같은 기준입니다.

분할비율은 원칙 50%, 다르게 정할 수도 있습니다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나누는 비율은 원칙적으로 50대 50입니다. 다만 2018년 6월 시행 개정법 이후로는 당사자 간 협의나 재판으로 이 비율을 다르게 정할 수 있습니다. 협의가 안 되면 법원 재판으로 정해집니다. 분할연금은 민법상 재산분할 청구권과는 별개의 고유한 권리입니다. 이혼 조정 과정에서 연금 분할 비율을 따로 명시해 두지 않았다고 해서 한쪽이 이를 포기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신청은 두 갈래입니다: 선청구와 일반청구
전 배우자가 아직 노령연금을 받고 있지 않다면 당장은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 쓰는 것이 선청구입니다.
- 선청구: 이혼의 효력이 발생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분할연금 지급(선)청구서」를 국민연금공단에 미리 제출해 둘 수 있습니다. 실제 지급은 전 배우자가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되고 본인도 수급개시연령에 도달한 뒤부터 시작됩니다.
- 일반청구: 분할연금 수급권이 실제로 발생한 날(본인 수급개시연령 도달 + 전 배우자 노령연금 수급권 발생)로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이 기간은 제척기간이라 넘기면 권리 자체가 사라집니다.
이혼한 지 오래됐고 전 배우자가 이미 노령연금을 받고 있다면 일반청구 기한부터 먼저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신청은 전국 국민연금공단 지사 어디서나 할 수 있습니다.
재혼해도 계속 받습니다
분할연금은 혼인 기간 중 함께 쌓은 재산을 나눈다는 성격입니다. 수급권을 한 번 취득하면 본인이나 전 배우자가 재혼하거나 전 배우자가 사망해도 지급이 끊기지 않습니다. 이 점은 유족연금과 뚜렷하게 다릅니다. 유족연금은 재혼하는 순간 수급권 자체가 사라지지만 분할연금은 그런 제한이 없습니다.
오늘 확인할 것
이혼이 오래전 일이든 최근 일이든 오늘 확인해 둘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 혼인 기간 중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이 있었는지, 그 기간이 이혼 판결문 등에 명시돼 있는지 확인해 둡니다.
- 전 배우자가 이미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지, 본인의 수급개시연령이 몇 세인지 국민연금공단에서 확인해 둡니다.
- 이혼 성립일과 수급권 발생일 기준으로 선청구·일반청구 기한이 얼마나 남았는지 계산해 둡니다.
정확한 요건과 신청 방법은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나 고객센터(1355), 전국 지사에서 다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